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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변수 있지만
3연임 가능성에 더 무게
현실화 땐 日우경화 가속

자민당 내 중진 의원이 당 총재 3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당규 개정을 언급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61)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 전망에 대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아베 총리가 현재 예정된 2018년 9월까지의 당 총재 및 총리 임기를 모두 채운 후에도 자민당 총재를 3연임할 경우, 역대 최장수 일본 총리로 등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기 대통령 임기 중반에 달하도록 일본의 정권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

16일 현재 아베 총리의 통산 총리직 수행 기간은 1452일로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6위다. 또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연임 성공으로 인해 남아 있는 오는 2018년 9월까지의 임기를 다 채울 경우 총리 재임 기간은 총 2400일을 훌쩍 넘기며 현재 5위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1980일) 전 총리를 제치고 아베 총리가 5위로 올라선다.

만약 자민당이 아베 총리를 위해 당규를 개정해 당 총재 3연임을 가능토록 하면 아베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최장수 총리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역대 재임 기간 1위인 일본 총리는 가쓰라 다로(桂太郞, 2886일) 전 총리이며, 2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2798일), 3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2720일), 4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2616일) 전 총리 등이다.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은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민당 당규 개정으로 3연임이 가능해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 임기만료 후 차기 대통령의 임기 중반인 2021년까지 아베 총리가 일본의 국정 수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위안부 문제,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 개선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교착 상태가 2020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연임 가능성에 대해 아직 ‘먼 이야기’라며 선을 긋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 등 ‘포스트 아베’를 선언하는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 이후의 일본 정계 구도에 대한 전망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일본 정치계 소식통은 “포스트 아베를 선언한 이시바 담당상 같은 인물들이 실제로 정권을 잡을 가능성보다는 자민당이 당규를 개정해 아베 총리가 2020년 이후까지도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15일 오후 도쿄 총리 공저에서 일본어를 구사하는 각국 일본 대사를 초빙해 가진 오찬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총재 3연임을 금지한 당규를 개정해 현재 2018년 9월까지인 아베 총리의 임기를 2020년 이후까지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