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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킨슨 ‘…정의를 위해 무엇을’
세계경제 불평등 심화 문제 다뤄

정치분야는 벨 교수 ‘중국 모델…’
中 국가경영-서구 민주주의 비교

국제외교·英경제개혁 상징인물
키신저·대처의 전기물도 뽑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하는 세계적 불평등의 문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체제의 미래를 다룬 저작들이 파이낸셜타임스(FT)가 뽑은 2015년 책에 대거 선정됐다. FT는 연말을 맞아 경제와 경영, 정치, 역사, 과학, 예술, 건축, 음악 등 각 부문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책 127권을 최근 발표했다. FT의 칼럼니스트와 전문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must-read)’ 책으로 꼽은 책들 가운데 경제 서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정치 서적에서는 정치 거물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여진 = FT 경제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여파로 발생한 불평등 등 각종 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책들을 주로 선정했다. FT가 경제분야 1순위로 꼽은 ‘불평등을 넘어 : 정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Inequality : What can be done)’는 평생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앤서니 앳킨슨 런던 정경대 교수의 작품이다. 그는 불평등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영국 사례를 중심으로 진단한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프랑수아 부르기뇽의 ‘불평등의 세계화(The Globalization of Inequality)’는 영국 중심인 앳킨슨 교수의 책과 달리 불평등을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부르기뇽은 불평등이 세계화 속에서 발생하는 원인과 대처 방안을 논한다.

‘행동하는 용기 : 경제위기와 그 여파에 대한 회고(The Courage to Act : A memoir of the crisis)’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였던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미국의 통화 정책 결정 이유 등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저명 저널리스트 존 케이의 ‘다른 사람의 돈(Other People’s Money)’은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 부문의 팽창 문제를 다룬다,

◇정치 거물들과 중국 그리고 이슬람 = FT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기드온 레치먼은 중국과 이슬람을 올해 화두로 꼽으면서 국제정치계의 거물인 헨리 키신저와 마거릿 대처 전기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정치 분야 1순위는 다니엘 벨 칭화(淸華)대 교수의 ‘중국 모델 : 정치적 실력주의와 민주주의의 한계(The China Model : Political Meritocracy and the Limits of Democracy)’는 서구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국가 경영 문제와 선거가 아닌 선택된 지도자가 이끄는 중국이 보다 우월한 모델일 수 있다는 논쟁적 내용을 담고 있다.

미·중간 외교 관계를 여는 등 현실 외교정치의 대가였던 헨리 키신저의 삶을 담은 ‘키신저: 1923∼1968 : 이상주의자(Kissinger : 1923∼1968 : Idealist·니얼 퍼거슨 저)’와 강력한 경제개혁으로 영국병을 벗어나게 한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다룬 ‘마거릿 대처 전기 2권 : 그녀가 원한 모든 것(Margaret Thatcher : Volume 2 : Everything She Wants·찰스 무어 저)’, 현대 러시아 정치 흐름을 다룬 ‘러시아의 발명 : 고르바초프의 자유부터 푸틴의 전쟁까지의 여정(The Invention of Russia : The Journey from Gorbachev’s Freedom to Putin’s War·아르카디 오스트로브스키 저)’도 정치분야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이슬람 대통령이 당선되는 내용의 소설 ‘복종(Submission·미셸 우엘벡 저)’,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을 소재로 한 ‘안녕 카불(Farewell Kabul·크리스티나 램 저)’은 서구와 이슬람 간의 충돌을 다뤘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