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法 1150일·서비스발전法 1231일째 ‘표류’…연내처리도 불투명

이미지 크게보기주고받기? 원유철(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예산안과 일부 쟁점 법안의 일괄 타결에 합의한 뒤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 협상끝
관광진흥·의료지원법
오늘 본회의 처리 합의
野내부 반발 막판 진통

서비스발전·기활法은
“합의처리”로만 명시
정기국회 불발 가능성
막판까지 경제발목 구태

여야 원내지도부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데드라인인 2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과 경제활성화 일부 법안 처리를 합의했지만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때를 놓친 뒷북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마저도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할 해당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 간 마찰이 발생해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경제활성화법의 핵심인 관광진흥법은 법안 발의부터 총 1150일이 걸리는 등 국회가 위기에 빠진 경제의 발목을 잡는 구태를 재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구나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양당 원내지도부는 1일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여당이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꼽은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 야당이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내세운 모자보건법과 대리점거래공정화법,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안을 2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는 호텔 건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은 지난 2012년 10월 9일 정부 발의된 뒤 1150일 만에야 처리되는 것이며,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2014년 10월 24일 국회에 제출된 후 405일 만에 처리되는 것이다.

여야는 경제활성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은 정기국회 내 합의 처리키로 했으나 ‘협의 처리’가 아닌 ‘합의 처리’를 명문화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리가 불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2012년 7월 20일 발의된 후 1231일째(2일 기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에 대해선 법안 논의를 즉시 시작하고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키로 했으나 임시국회 개최 시기도 특정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달 중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노동 5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구체적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임시국회 시기를 한정하는 합의는 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12월인지 1월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5개 법안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들의 처리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5개 법안을 제외하고는) 다 안 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노동 5법 처리도 쉽지 않다. 처리 시기도 못 박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각 당의 중점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법안 대 법안을 1대1로 연계하는 ‘바꿔 먹기’를 시도해 비판을 받았다.

법안의 독립성이나 연관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오로지 정치 논리로 법안을 흥정하는 ‘장사’가 됐다는 비판이었다. 새누리당은 기업활력제고 특별법(기활법)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렸고, 새정치연합은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올렸다. 새누리당이 관광진흥법 처리를 요구하자 새정치연합이 그 답례로 임대주택법을 함께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식이었다. 새정치연합은 그 이후에도 10개 이상의 법안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결국 새누리당이 주장한 2개 법안, 새정치연합이 주장한 3개 법안이 패키지로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되게 됐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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