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정부안보다 3000억 원가량 삭감된 387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지만 막판 세부 내역 조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이날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날 원내 지도부의 합의에 따라 387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정부안보다 3000억 원가량 삭감된 것으로 소위 심사를 통해 3조5000억 원 이상 감액하는 대신 그에 못미치는 3조2000억 원가량이 증액된 결과다. 이 같은 순(純) 삭감 규모는 지난해 60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여야는 애초 이날 오전 예산안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막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일부 세부 내역에 이견을 보여 막판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함께 예산부수법안 15건도 함께 처리할 계획이다. 부수법안에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연동해 사립학교 교직원의 연금 부담률을 7%에서 9%로 인상하고 연금 지급 개시 연령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개정안이 포함돼 있다. 법인세법과 관련해서는 업무용 차량을 연간 1000만 원 이상 사용했을 경우 사용일지를 작성해 사업용으로 사용했을 경우만 경비로 인정토록 했다. 연간 800만 원 한도에서 업무용 차량의 감가상각도 인정했다.

종교인에게도 과세하되, 2년간 유예해 2018년부터 시행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부수법안에 포함됐다. 부모와 10년 이상 동거한 무주택 자녀에 대한 주택 상속세 공제율을 상향 조정하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 내년부터 도입되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혜택을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도 부수법안으로 포함돼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조특법에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민간임대주택특별법’(뉴스테이법)의 조세 감면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는 연매출 10억 원을 초과한 개인사업자는 신용카드 세액공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