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협력’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오른쪽) 대표이사와 현시환 노조위원장이 30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전사 토론회 결과 및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물산 등 상사보유 기업
對中 소비재 수출에 관심

정부, 공개 모집·전략지정
금융지원·세무조사 면제 등

‘전문무역상사’ 제도의 부활은 무역 노하우가 축적된 대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출 르네상스를 일궈내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1970∼80년대와 같이 대형 전문무역상사들의 해외 네트워크와 수출 대행 능력을 활용해 모기업 계열사 제품뿐만 아니라 우수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업계에 따르면 상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의 무역대행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에 소비재 수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법정 요건(전년 수출실적 또는 3개년 평균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상, 타사 중소·중견기업 제품 수출 비중 30% 이상)을 충족하고 수출규모가 큰 대·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전문무역상사를 공개모집 혹은 전략적 지정을 할 방침이다.

과거 정부는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역 부분에 특화된 종합상사 제도(1975년 도입)를 시행했다. 도입 당시 삼성물산, 쌍용, 대우실업, 국제상사, 한일합섬 등 5개 기업이 지정됐으며, 13개 업체까지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종합무역상사들의 수출대행이 점차 감소하고, 유통 역량을 갖춘 제조업체의 직접 수출이 증가하며 2009년 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른다. 최근 대기업 계열사 등이 종합무역상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본연의 무역대행 등 역할보다는 자원개발 등과 같은 분야에 치중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잠재된 무역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대림코퍼레이션, 코오롱글로벌 등 수출대행 비중이 높은 대기업 등은 전략 지정 고려 대상이다.

정부는 전문무역상사 지정업체에 대해선 무역보험료 할인 등 대행수출에 대한 금융지원과 함께 일정 실적 이상을 달성한 기업에 대해선 포상과 더불어 세무조사 감면 등의 혜택도 부여할 방침이다. 또 △지역별 유망 내수 제조기업과의 수출상담회 기회 부여 △해외 유망전시회 공동 참관단 파견 지원 △대(對)이란 중계무역 자격 부여 △수출 관계 기관 서비스 우선 제공 등의 혜택도 지원키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문무역상사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으로 해외시장 진출 효과를 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혜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