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60돌 맞아 출범
‘도쿄재판’ 검증 포함할땐
美 전후질서 부정하는 셈
‘韓中→美’ 갈등이동 가능성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 겸 일본 총리가 29일 자민당 창당 60년을 맞아 공식 설치를 선언한 ‘역사를 배우고 미래를 생각하는 본부’는 일본 및 자민당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기구가 될 전망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역사 검증 기구의 활동 범위가 미국과의 마찰을 초래할 가능성, 총리에게 집중된 당의 활동 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역사 검증 본부에 대해 자민당 내에서 가장 우려되고 있는 부분은 도쿄(東京)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과 연합군사령부(GHQ)에 의한 점령정책 등에 대한 재검증 여부다. 일본 전후체제의 출발점인 도쿄재판에 대해 일본의 집권여당이 재검증에 들어갈 경우 미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자민당은 창당 60년 행사장에서 배포한 논평을 통해 역사 검증 본부의 설치 취지에 대해 “(개헌 등 자민당의) 원점을 내외에서 오해받는 일 없이 분명히 밝히는 과제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민당은 강경파이자 역사 검증 본부 설치를 주도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정조회장 대신 온건파로 분류되는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을 본부장으로 앉히고 역사 검증 본부 활동에 대한 보고서 등도 작성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며 이 같은 논란을 잠식시키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그러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정조회장이 도쿄재판의 역사인식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한·중 양국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도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역사 검증 본부 설치로 인해 자민당 내 총재 직할 기구는 19개에 달하게 됐다. 아베 총리 1강 체제가 계속 이어지며 당내 각종 활동이 총리관저의 의향에 따라 이뤄지는 현상에 대해 자민당 중진 의원은 “당의 정무조사회가 담당하는 정책 논의 기능이 저하되고 총리관저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