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도 “평화시위” 표명
화쟁위와 발맞추는 모양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정부 중재 요청과 관련해 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위원장 도법 스님)가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본격적인 중재 행보에 나섰다. 한 위원장도 ‘평화 시위’와 ‘대화’를 언급하며 중재 역할에 나선 화쟁위와 발을 맞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5일 조계종 화쟁위원회 등에 따르면 화쟁위는 24일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직접 나서 “12월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 주최 측과 경찰, 정부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정웅기 화쟁위 대변인은 “12월 5일을 폭력 시위와 과잉진압의 악순환을 끊는 전환점이 되는 날로 만들자고 경찰에 공문을 보내 제안했다”며 “주최 측이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벌이도록 설득할 테니 경찰도 동참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 “평화적 집회가 이뤄진 이후에 경찰에 자진 출두하는 등 한 위원장 거취 문제도 논의할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의 중재 성사 여부에 따라 화쟁위의 권고를 통해 한 위원장이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권력을 찾자”며 선동에 나섰던 한 위원장도 조계종의 중재 노력에 발맞추려는 듯 한발 물러섰다. 그는 2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쟁위 도법 스님과 위원님들을 만나 평화 시위를 약속했고 대신 물대포와 차벽도 치우라 했다”며 자신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 같은 날 오전 “우리가 우리 권력을 찾자. 모두가 나서야 가능하다”며 시위를 선동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유민환·노기섭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