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 = 송재우 기자 jaewoo@

반기문 26.4% 김무성 13.5%
박원순 11.0% 문재인 9.6% 順
문재인 50대서 5위 - 60대서 6위
40대 野후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

60대 김무성 24.9% 근소한 2위
손학규 5.3% 김문수 4.7%로 5위

천정배 신당 창당 선언 이후
호남 ‘反문재인 정서’ 현실로
40대서 21.1%로 지지도 1위
50대 8.4% 60대 5.9% ‘뚝’

김부겸 TK서 10.2% ‘선전’
유승민 호남지지 더 높아 ‘눈길’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부동의 1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2순위’는 세대별로, 지지정당별로, 지역별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 창간 24주년 ‘40·50·60세대별 정치의식’(10월 29일 공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대표 최인수)이 17일 심층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60대가 선호하는 차기 대선 후보는 장외의 반 사무총장(26.4%)이다. 이어 김무성(13.5%), 박원순(11.0%), 문재인(9.6%),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 (5.3%),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고문(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40∼60대 총괄 분석은 전국 40대 1012명, 50대 1012명, 60대 1006명을 조사한 결과에 2015년 9월 말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재조정했다.

세대별 결과로 들어가면 차이가 드러난다. 40대는 문 대표를, 50대와 60대는 김 대표를 반 총장 다음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대구·경북(TK) 지역, 광주·전라 지역 모두에서 박 시장, 문 대표 등의 지지도가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문 대표의 경우 50∼60대 연령층에서 호남지역에서조차 7%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여,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엿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강력한 보수층인 60대에서 반 총장 다음으로 전 지역에서 선호하는 차기 후보로 나타났다.

◇반기문 1위 속 영남에서는 김무성과 양강 구도 = 40·50·60대 세대별로 볼 때도 반 총장은 40대에서 24.5%, 50대에서 28.1%, 60대에서 26.8%의 지지율을 보였다. 모든 연령·지역에서 1위다. 반 총장 이외에 40·50·60대 모두에서 ‘상위 5위권’에 오른 후보는 김 대표와 박 시장이었다. 문 대표는 40대에서 반 총장 다음으로 16.6%를 얻어 2위에 올랐지만 50대에서는 5위(5.7%)를, 60대에서는 6위(3.5%)를 기록해 연령이 높을수록 순위가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 총장 다음으로 40대에서는 문 대표와 박 시장이, 50∼60대에서는 김 대표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40대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는 반기문(24.5%), 문재인(16.6%), 박원순(16.3%), 김무성·안철수(6.5%)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40대 호남지역·새정치연합 지지층·진보 성향 응답자들은 1순위로 문 대표를 지목했다.

50대가 선호하는 차기 대선 후보는 반기문(28.1%), 김무성(14.1%), 박원순(8.6%), 손학규(5.9%), 문재인(5.7%) 순이었다. 반 총장의 경우 50대에서 TK 지역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새누리당 지지층, 보수·진보층 모두에서 1순위로 꼽혔다. 60대에서는 반 총장과 김 대표 모두 2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투톱’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당 강세지역인 ‘TK’ 지역만 보면 40대를 제외할 경우 반 총장과 김 대표의 양강 구도다. TK 지역의 ‘3위권’을 각각 살펴보면 40대는 반기문(30.2%), 문재인(9.3%), 박원순( 9.3%) 순이고, 50대는 반기문(26.4%), 김무성(20.1%), 김부겸(10.2%) 순이며 60대는 반기문(33.8%), 김무성(26.6%), 김문수(4.9%) 순으로 나타났다.

60대가 선호하는 차기 대선 후보는 반기문(26.8%), 김무성(24.9%), 박원순·손학규(5.3%), 김문수(4.7%) 순으로 집계됐는데, 40∼50대 조사에서 5순위에 진입하지 못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처음 5위를 기록했다. 60대에서는 지역을 막론하고 반 총장이 1위에 올랐고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박 시장에게, 새누리당 지지층은 김 대표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 성향 응답자는 김 대표를, 진보 성향 응답자는 반 총장을 1위로 꼽았다.

◇리더십 대안 찾는 호남… 연령 높을수록 문재인 대신 박원순·손학규 = 야당 강세 지역인 호남이 선호하는 차기 지도자는 세대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박 시장은 40대에서 20.2%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으며, 50∼60대에서는 각각 20.7%, 13.1%의 지지율을 보였다.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면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이는 주자는 문 대표였다. 40대에서 21.1%를 얻어 1위를 차지한 문 대표는 50대에서 절반 수준인 8.4%로 뚝 떨어지며 5위를 차지했고, 60대에서는 이보다 적은 5.9%를 기록해 6위를 차지했다. 문 대표가 호남의 50∼60대로부터는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 대표의 표는 손학규 전 고문과 안철수 의원이 나눠 가졌다. 호남의 50대는 박 시장, 반 총장 다음으로 손 전 고문(12.6%)과 안 의원(11.6%)에게 지지를 보냈다. 호남의 60대는 반기문(29.5%), 손학규(18.1%), 박원순(13.1%), 안철수 (7.2%), 김무성( 6.7%), 문재인 (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의 경우 반 총장을 제외하면 박원순·손학규·안철수 등의 경합이 치열하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최근 호남 민심 밑바닥에 짙게 깔려 있는 친노(친노무현),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대표 취임 이후 4·29 재·보궐선거 패배 등으로 당 안팎에서 문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새로운 야권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갈 곳’을 잃은 호남 민심을 반영하기도 한다. 50∼60대 중심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 전 고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정계 은퇴 후 전남 강진의 한 흙집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의 총선 역할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안 의원 역시 지난 대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안풍(안철수 열풍)’을 일으키며, 당시 제1야당인 민주당을 대신하는 세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호남에서 지지율 가장 높은 유승민, TK에서 환영받는 김부겸 = 세대를 막론하고 지역별로 유의미한 지지를 얻은 후보군을 꼽자면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경기 군포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의 불모지로 불리는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40.42%의 득표율로 선전했지만 낙선한 바 있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20대 총선을 준비 중인 김 전 의원은 TK지역에서, 특히 50대로부터 반 총장과 김 대표에 이어 10.2%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국회법 파동’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지목받았던 유 의원은 정치적 고향인 TK나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호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전국 단위에서 유 의원 지지율은 40대 1.3%, 50대 2.3%, 60대 1.0%를 나타냈다. 그러나 호남 지역으로만 볼 때 유 의원은 40대 3.7%, 50대 5.8%, 60대 2.4%의 지지를 받았다. 비록 표본 오차 안팎의 작은 차이이긴 하나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대안의 리더십’을 찾고 있는 호남의 상황과 맞물려 무의미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