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공습 참여 연합국들 대상
폭탄·인질 납치 공격 지시

“프랑스 표적 가능성 높다”
이라크당국, 사건 전 통보

24명 락까서 훈련뒤 투입
19명 공격·5명은 준비요원

지난 14일 130여 명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연쇄 테러는 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4)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AP 등은 이라크 고위 관리를 인용, 이번 파리 연쇄 테러가 알 바그다디가 직접 지시해 준비된 기획테러라고 보도했다. 이 고위관리는 AP에 “IS 지도자 알바그다디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대(對)IS공습에 참여하고 있는 연합국가 및 이란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수일 내에 폭탄 테러나 인질 납치와 같은 공격을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보는 이라크 정보당국 고위관계자 6명에 의해 문서로 작성됐으며 이중 4명은 프랑스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파리 테러에는 24명의 조직원이 연루돼 있고, 이중 19명은 공격요원으로 5명은 준비요원으로 가담했다. 이들은 대부분 IS의 거점으로 알려진 시리아 락까에서 훈련을 받은 뒤 현지에 투입돼 다른 조직원들과 만나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이라크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외교장관도 자국 정보기관의 IS 테러관련 첩보를 사건 발생에 앞서 프랑스 정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AP는 15일 알자파리 장관이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이라크 정보 당국이 유럽 국가들, 특히 프랑스가 곧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들 정부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정보당국의 첩보가 일상적으로 제기되고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라크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이번 테러를 정확히 예고한 첩보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이라크 및 중동 정보당국의 테러 경고는 특별하지 않은 일로, 프랑스 정부도 이미 높은 경계태세에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라크와 시리아 당국은 IS 내부 조직원에게서 첩보를 입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절대적으로 정확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라크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라크 모술 부근에서 IS 고위급 인사들이 탄 차량을 폭격해 알바그다디가 사망하거나 크게 다쳤다고 밝혔지만, IS가 알바그다디의 음성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안보전문가들은 IS 관련 정보 수집에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보기관 전직 관계자는 15일 가디언에 “우리는 각종 테러 공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모든 음모를 적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지난달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와 IS의 연계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