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노동개혁 반대
일본 과격세력 참여 첩보도

정부가 13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시민단체나 이익단체의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14일로 예정된 대규모 집회가 폭력·과격 시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불법 집회나 시위가 더욱 잦아질 수 있으므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3개 단체는 서울 도심에서 최대 10만 명이 참여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및 노동법 개정 저지 등을 내걸고 산발적으로 이어져 오던 집회·시위의 ‘집중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회의 주최 측은 청와대 행진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공안당국은 지난해와 올해 세월호 추모 집회 등에서 일어났던 과격 시위 양상이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특히 해외 과격 시위 세력까지 이날 집회에 참석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에서 과격 폭력 행동을 일삼고 있는 ‘중핵파’(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전국위원회) 세력 일부가 집회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관계자 30명은 지난 2012년 11월 일본을 방문해 중핵파 간부와 함께 나리타(成田) 국제공항 건설 반대 투쟁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등 중핵파와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가 과격 시위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경찰 버스로 ‘차벽(車壁)’을 설치해 대응하기로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5개 부처 합동 담화를 통해 “불법 시위를 조장·선동한 자나 극렬 폭력행위자는 끝까지 추적·검거해 사법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14일 대규모 집회의 법질서 무시 행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집회 주최 측의 주장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를 벌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담화에서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채 ‘노동개혁 반대’만 외치면서 정치 총파업까지 간다면 이는 실정법 위반이며 ‘정규직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손기은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