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 국정화 여론전

‘사회·경제학자 대 역사학자.’

22일 오전 여야는 각각 전문가를 초청,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보수 원로 학자의 입을 빌려 국사학계의 좌편향성을 강도높게 지적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교과서 대표 집필진을 섭외해 현행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부·여당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반대 여론의 우세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 ‘역사교과서 좌편향에 대한 해명’이란 수세적 입장에서 ‘국정화에 따른 우편향 우려 제기’라는 공세적 입장으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주최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와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올바른 역사교육, 원로에게 듣는다’는 제목의 강연회를 열었다. 두 교수는 보수 성향의 대표적인 학자로, 각각 사회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두 교수는 강연의 상당 부분을 역사학계의 좌편향성을 공격하는 데 할애하며 국정화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현재 교과서 문제는 역사학자한테 맡겨서 불거졌다”며 “80년대 운동권이 학회를 공격할 때 가장 취약했던 곳이 국사학계”라고 비판했다. 송 교수는 “국정화가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덜 나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도 “검인정 제도를 강화해도 한국 현대사 관련 절대 다수 학자들이 좌편향 민중사관을 갖고 있어 이념적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주최로 ‘한국사 교과서 대표 집필진에게 듣는다’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천재교육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비상교육 대표 집필자인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주 교수는 현행 교과서에 대한 정부 여당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주 교수는 “2014년 교과서는 이명박정부가 만든 교육 과정으로 박근혜정부가 검정한 교과서”라며 “지금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는 그들의 요구가 100% 반영된 책”이라고 밝혔다. 주 교수는 “주체사상에 대해 서술하도록 교육 과정에 명시해 놓은 게 교육부”라며 “어느 교과서를 막론하고 주체사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기·박세희·손우성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