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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로써 글로벌 시장을 정복하겠다며 의기투합했던 넥슨(대표 김정주 ·오른쪽 사진)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왼쪽)는 3년간의 불편한 동거를 끝마쳤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양사의 경쟁 관계가 한층 첨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만큼 경쟁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과 해외시장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넥슨의 행보로 봤을 때 해외 모바일 게임사 인수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해 모바일 게임 사업실을 모바일 게임 사업본부로 승격하고 국내·외 게임사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는 등 모바일 게임 확대에 주력해 왔다. 덕분에 지난 2분기 넥슨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상승한 102억 엔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보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간섭 압박에서 벗어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과 같은 기존 출시작의 매출 상승은 물론 ‘마스터엑스마스터(MXM)’, ‘리니지이터널’과 같은 차기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결별 이후 양사의 신작 경쟁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5에서 처음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스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관 참가를 확정 지은 상태다.

한편 넥슨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330만6897주, 15.08%)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가격은 주당 18만3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6051억 원이다.

양사가 완전히 갈라선 이유는 양사의 협업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등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사는 전략적 제휴에 이어 협업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후 경영권 분쟁까지 벌여왔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