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퇴장하는 국편위원장 19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가 야당 의원의 전원 불참으로 오후로 연기되자 김정배(앞줄 왼쪽 두 번째) 국사편찬위원장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같은 시간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與圈, 여론 등 뒷심 부족에
“영원히 하자는 것 아니다”
황우여 부총리가 첫 제기

수도권선 밀어붙이기 불만
김재원 특보도 나서 “신중”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한시적 국정화론’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논리적으로는 검정체제가 맞지만 좌파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정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현재 좌로 급격히 기운 역사가 균형을 맞출 때까지 국정화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공천을 앞두고 국정화 반대를 주장할 경우 밉보일 것을 걱정하던 수도권 의원들 중심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대한 볼멘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국정화 전환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가까운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국정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좌파가 득세해 어쩔 수 없이 국정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는 것이다. 앞서 17일 김 대표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산악회 발대식에서 “논리적으로는 현재 나와 있는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검정 강화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된다”면서도 “좌파 사슬이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정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황 부총리도 18일 KBS에 출연, “국정을 영원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한시적 국정화론’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12일 정부의 국정화 예정 고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생각보다 지지 여론의 뒷심이 부족하고 비판 여론은 오히려 확산되는 상황에 ‘군색한 변명’을 내놓은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현행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국정화가 정답이냐는 의문을 갖는 여론이 상당히 있다”며 “일단 정부·여당으로서는 현행 교과서의 문제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과 청와대, 정부가 여론 수렴 없이 밀어붙이는 데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정부가 국정화라고 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방향을 미리 제시하니까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국이 됐다”며 “새누리당 의원들도 현행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지만, 국정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이니까 의원들도 당혹스럽고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