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星板’은 陸 빨강·海 남색·空 하늘색

박근혜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 국군 의전 서열 1위다. 흔히들 대통령을 오성 장군인 원수(元帥·미국은 General of the Army, 유럽은 Marshal)로 착각하는데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元首)이지 계급은 없다. 오성장군은 대장 계급장 중에서 공적이 매우 높은 사람을 선별해서 주는 일종의 숨겨진 칭호일 뿐이지 법적으로는 없는 계급이다. 그래서 사성 장군인 대장이 별 중의 별인 셈이다.

한국군의 대장 정원은 9명이지만 실제 8명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전격 단행된 군 수뇌부 인사는 대장 8명 중 7명이 교체된 파격적인 인사였다. 교체 1년이 안 돼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해군참모총장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국군 의전 서열은 대통령→국방부 장관→합참의장→육·해·공군 참모총장→1·3군사령관, 2작전사령관(진급일 순)→연합사부사령관→합참차장 순이다. 정무직인 국방부 차관은 의전상 서열 11위이다. 합참차장은 직제상 대장 보직이지만 대장 인플레이션 탓에 통상 중장이 맡는 것이 관례다.

지나가는 장성 차량에 달린 성판의 비밀을 알면 신분이 읽힌다. 합참의장 성판은 붉은 바탕에 합참마크, 무궁화 잎이다. 육·해·공 참모총장 성판은 각각 바탕색만 다르고 참모총장 문양에 4성, 무궁화잎 표식이 달려있다. 육참총장 성판은 붉은 바탕, 해참총장은 남색 바탕, 공참총장은 하늘색 바탕이다. 다만, 해군 출신인 최윤희 전 합참의장은 남색 바탕의 성판을 사용했다. 대통령 전용차량 번호판에는 별 대신 봉황이 달려 있다.

북한에 원수 계급이 있다는 점에서 6·25전쟁의 살아있는 영웅인 백선엽 장군에게 ‘명예 원수’ 칭호를 수여하자는 논의가 한때 있었으나 논란 끝에 무산됐다. 원수는 근대사에서 세계대전 이후 미국, 옛 소련, 영국,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 존재했다. 미국의 조지 마셜, 더글러스 맥아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 9명의 원수(1944∼1950년 진급)가 2차 세계대전에서 맹활약하면서 원수 칭호가 널리 알려졌다.

장성은 장관(將官)급 장교로 불린다. 육군과 공군, 해병대의 별은 ‘장군(將軍)’으로 불린다. 해병대의 출발은 ‘육전대(陸戰隊)’, 공군의 모태는 ‘육군항공대’였기 때문이다. 해군의 별은 ‘제독(提督)’으로 불린다. 해군은 한때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이순신 제독’ 부르기 운동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이순신은 육군으로 근무한 전력도 있다. 장군과 제독을 합쳐서 장성이라 부른다.

정충신·인지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