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의 델 사가 스토리지 업체 EMC를 인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EMC의 기업정보가 표시돼 있다. AP 연합뉴스

컴퓨터 제조업체로 출발해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의 강자로 올라선 미국의 델 사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EMC를 670억 달러(약 76조7800억 원)에 인수한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간 인수 금액 중 최대 규모다.

델은 현재 기업용 서버 시장 글로벌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EMC는 스토리지 시장 1위다. 업계에서는 EMC 인수를 통해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에서 델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은 EMC를 주당 33.15달러, 총 67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01년 HP가 컴팩을 250억 달러에 인수하며 세웠던 ICT 기업 간 사상 최대 인수금액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인수 작업은 EMC 주주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중반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델의 이번 인수는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델은 PC 시장 침체 이후 지난 2013년 상장폐지까지 결정하면서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은 크게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그 결과 델은 서버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위를 차지했지만, 스토리지 부문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델이 스토리지 1위 기업인 EMC를 인수하면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 강자인 HP와 IBM을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