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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진행중인 이정희 등은
신당 공천받아 출마 가능성

전문가 “대체 정당 창당해도
금지할 법적 근거 미흡하다”

내란 선동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된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 중 상당수가 유죄를 선고받거나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정희 전 대표, 김미희·김재연·오병윤 전 의원 등 당의 핵심 인사들이 두루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당 해산과 직접 관련돼 사법 처리된 인사는 없다.

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석기 전 의원 등 내란 선동 관련자들은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고, 김홍열 전 경기도당 위원장, 김근래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다른 관련자들은 각각 징역 2∼5년, 자격정지 2∼5년이 확정됐다.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은 지난 8월 31일 만기 출소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서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수감 중인 인사들은 신당이 추진되더라도 직접 참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인사들 중 상당수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신당 창당이 이뤄질 경우 자연스럽게 신당 공천을 받아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통진당 소속 인사들이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기존 통진당과는 표면적으론 차별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상 해산된 정당과 유사한 정당을 만드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정당법 40조는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때에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진당이 주장한 ‘진보적 민주주의’ 등의 이념을 토대로 정당을 결성할 수는 없다. 통합진보당이라는 명칭도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 정당법 41조 2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해산된 정당의 명칭과 같은 명칭은 정당의 명칭으로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유사정당의 창당을 제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상 대체정당이 창당됐다고 전제했을 때 이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고, 대체정당인지 아닌지 논란이 됐을 때 누가 판단을 하는가에 대한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조성진·김동하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