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대 기업 배당추이 분석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이 당기순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에도, 현금배당 규모는 최근 5년 내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정부 정책에 의한 측면이 크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배당 챙기기’에 급급한 일부 기업의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문화일보가 8일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배당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당을 시행한 78개 기업의 현금배당액은 9조5100억 원에 달했다. 1개 기업이 평균 1219억 원을 배당한 것으로, 2013년보다 16%(1조2900억 원) 증가하며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3년 대비 각각 11%, 13%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률은 4.7%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도 지난해 16.8%를 기록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배당성향 비율이 높다는 것은 수익 대비 배당액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100대 기업 중 당기순이익 적자를 낸 기업이 2010년 2개에서 지난해 9개로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이 50%를 넘는 기업도 7개로 2010년(2개)에 비해 5개사가 증가했다. 적자를 내면서도 무리하게 현금배당을 한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 성장에 따른 배당 확대라는 측면도 있지만, 정부의 사내유보 자금에 대한 과세 정책(기업소득환류세제)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업 총수나 대주주에 대한 현금배당을 늘리려는 기업들의 잘못된 경영전략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