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진 = 알프레드 던힐(사진 왼쪽)·드리스 반 노튼(가운데·오른쪽)

일교차가 큰 요즘, 아침저녁 출퇴근길을 빛내는 건 단연 트렌치코트다. 데일리 룩(일상복)으로 손색없으면서도 때론 시즌별 패션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스타일링도 간단하다. 허리에 끈을 묶어 몸매 라인을 강조하는 기본적인 방법부터 패턴 있는 스카프를 매치해 시선을 끌 수도 있다. 잠시 왔다 떠나는 짧은 가을을 더 깊게 만끽하기 위해, 옷장 문을 열고 트렌치코트를 꺼내 먼지를 털자. 클래식한 기본 디자인부터 품이 넉넉한 오버사이즈, 다양한 패턴이 섞인 파격적인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변주된 이번 시즌 트렌치코트 경향을 살펴보면 멋 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진다.

◇ 놈코어 패션 … 클래식으로 완성 = 올해 패션계 최대 화두는 ‘놈코어(Normcore)’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편안한 패션이라는 뜻. 평범은 기본, 그리고 클래식으로 귀결된다.

클래식한 기본 디자인 트렌치코트의 장점은 사소한 디테일로도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절제된 디자인이지만 주머니 지퍼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목둘레나 벨트 장식만으로도 세련미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라면 강렬한 레드 컬러로 한결 젊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카키색 드리스 반 노튼의 트렌치코트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테일러드 재킷 식의 목 칼라 디자인도 스타일리시함을 배가한다. 여성들은 요즘 유행하는 와이드 팬츠나 프린지 장식이 들어간 가방 등을 함께 매치하면, 클래식하지만 고루하지 않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 가죽 그리고 오버사이즈 = 기본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를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소재로 눈을 돌려보자. 2015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에서는 가죽(레더) 소재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가죽 소재의 트렌치코트는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돕는다. 소재에서 풍기는 고급스러움과 차가움이 세련된 ‘시티 룩’(도심 패션)을 완성해 주는 것.

특히 럭키슈에뜨의 블랙 컬러 가죽 트렌치코트는 데님 팬츠와 함께 매치해 딱딱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강조했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코트는 발목을 덮는 맥시 길이에 은은한 광택을 더해 와일드함을 강조했다. 남성 컬렉션에서도 블루와 블랙 컬러의 레더 트렌치코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기본 트렌치코트의 디자인은 유지하고 소재만 바꿨을 뿐인데 한층 젊은 인상을 준다. 여기에 검정 바지와 화이트 셔츠, 강렬한 레드 니트를 매치하면 남성다움을 강조할 수 있다.

또 패셔니스타들의 일상복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버사이즈 패션을 트렌치코트에 적용해도 멋스럽다. 아우터를 약간 크게 입는 유행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 파격의 패턴 … 패션 고수는 믹스매치를 = 3.1 필립 림의 여성용 트렌치코트는 패턴의 믹스매치가 돋보인다. 블랙 컬러의 기본 디자인에 체크 패턴을 포인트로 더했는데 전체적으로 세련된 분위기이지만, 체크 패턴이 있어 경쾌함까지 전달한다. 이국적인 패턴이 반전 매력을 선사하기도 한다.

드리스 반 노튼의 남성 트렌치코트는 소매와 왼쪽 가슴에 에스닉풍 자수 패치워크를 더해 동양적인 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위트 넘치고 개성 있는 룩을 연출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프론트로우 by W컨셉(사진 왼쪽부터)·럭키슈에뜨·3.1 필립 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