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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마을 모델링과 스타트업 육성,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육성까지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세종센터)의 역할입니다.”

지난 1일 세종시 조치원읍 신흥리 세종센터에서 만난 최길성(사진) 센터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였다. “회의가 길어져” 약속된 인터뷰 시간보다 30분 늦게 나타났지만 사실, 그럴 만도 했다. 보통 지역 혁신센터들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스타트업에 대한 공간 지원과 함께 창업자금 지원, 벤처캐피털(VC)과의 연계를 주선하는 것도 지역 혁신센터의 주요 업무다.

그러나 세종센터에는 여기에 두 가지 임무가 더 있다. 창조마을 모델링과 ICT 인재 육성이 그것이다. 우선 세종센터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창조마을 시범사업을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임무가 있다. 창조마을은 농업 생산과 유통, 여기에 체험·관광을 결합한 이른바 ‘6차 산업’에 문화와 생활을 더한 ‘농촌형 창조경제 모델’이다.

최 센터장은 “6차 산업의 경우 지역마다 차이가 작지만, 창조마을은 지역마다 모델링이 다르다”면서 “세종시의 경우 로컬푸드를 이용한 도농 상생 모델을 창조마을의 콘셉트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9일 세종센터는 SK텔레콤, 370여 지역 농가들과 협력해 세종시 한복판인 도담동에 ‘싱싱장터 도담점’을 개소했다. 지역 농가가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SK텔레콤은 가게와 농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농민들은 플랫폼을 통해 가게에 진열된 자신의 농산물이 팔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농민은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아 더 많은 이득을 남길 수 있고, 소비자는 싱싱한 농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다.

최 센터장은 “세종시와 협력해 시내 한복판에 입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개소 첫날 매출이 5000만 원이었고, 평상시에도 1000만 원가량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종센터는 세종시에 걸맞은 스타트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ICT와 결합한 미래 농업 기술 스타트업과 세종시의 인구 구성에 적합한 아이디어 생태계 구축이 두 축이다. 10월까지 10개 미래 농업 관련 스타트업이 세종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며 여성, 1인 가구, 공무원 비중이 높은 세종시의 특성에 맞춘 아이디어 생태계 구축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세종센터는 인재 육성을 통한 ICT 인프라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세종시는 특성상 신생학교가 많아 어느 지역보다 학교 내 IC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날 방문한 세종센터의 주차장 한편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코딩을 통해 로봇 ‘아띠’를 조종할 수 있는 ‘BOXCHOOL’도 설치돼 있었다.

최 센터장은 “세종시는 고학력 여성 인력과 1인 가구, 그리고 공무원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퀸, 솔로와 공무원 아이디어 공모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