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이 한국으로 ‘뱃일’을 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법적 근거도 없는 ‘선원관리비’를 받아 지난 한해에만 18억 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수협은 이들에게 관리 보증금을 받아 ‘이자 놀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협은 지난 2007년부터 외국인 선원에게 선원관리비로 1인당 월 3만 원을 받고 있다. 복지기금(5000원), 외국인 지원(1만2000원), 조합 지원(1만3000원) 등에 쓴다는 명목에서다. 지난해 수협이 외국인 선원 7913명으로부터 받은 선원관리비는 총 18억1100만 원에 달했다. 문제는 그 어디에도 수협에 외국인 선원제의 업무를 위탁하는 근거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협은 임금 체불 발생 시 공제를 해준다며 외국인 선원 1인당 연 2만1000원의 보험료를 받아 지난해에만 358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7년 이후 보험료를 지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수협은 또한 외국인 선원 1인당 100만 원의 관리보증금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렇게 모인 돈은 70억8400만 원에 달한다. 수협은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 1억4520만 원을 ‘경비’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