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7일 현행 0∼0.25% 수준인 금리를 동결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신흥시장 경제 불안정 등으로 인한 “해외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히면서 10월이나 12월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뒀다.

Fed는 이날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OMC 표결 결과 위원 10명 중 옐런 의장을 포함한 9명이 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미국 금리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6년 9개월째 0%대에 머물게 됐다.

Fed는 성명에서 7월 FOMC 이후 나온 경제지표들이 “미국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확장했음을 시사한다”면서 “고용시장도 꾸준히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Fed는 물가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에너지 가격 하락이 반영되고, 에너지 이외 부문의 수입물가가 반영되면서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Fed는 금리 인상의 2가지 전제조건으로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인상률의 목표치(2%) 달성 가능성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결국 물가가 이번 FOMC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Fed는 “최근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전 세계 경제 침체 우려도 반영했음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도 FOMC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해외 경제전망이 더욱 불확실해졌으며, 중국과 다른 신흥시장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에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Fed가 이날 발표한 내년도 미국 예상성장률도 2.4∼2.7%에서 2.2∼2.6%로 하향됐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10월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