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근로시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멕시코(223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OECD 평균 1770시간보다 훨씬 길다.

정규직들은 한정된 인력으로 업무량이 과중해 잦은 야근에 시달리고, 비정규직들은 급여가 부족해 ‘투잡’을 뛰어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1734시간), 미국(1788시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도 우리보다 짧았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00시간을 넘지 않았다. 프랑스, 독일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우리의 절반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의 통계치가 있는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OECD 국가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하다 2008년에서야 멕시코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주5일 근무제가 2004년부터 시행되면서 근로시간이 서서히 단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우리보다 근로시간이 짧은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했다.

프랑스는 이미 1936년에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법제화하고 1946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1982년에는 근로시간을 39시간으로 단축하고 1993년에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사회보장분담금을 삭감해주는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했다. 1998년에는 근로시간을 35시간까지 감축했다.

프랑스와 더불어 선진국 중에서도 근로시간이 짧은 수준인 독일은 1995년 금속산업종사 근로자의 주 35시간 근로를 도입했다. 일본의 경우도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장시간 근로체제를 유지했지만 꾸준한 근로시간 단축 노력으로 1992년 연평균 근로시간이 2000시간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짧고 효율적인 근로를 목표로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