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방어망 구축과 더불어
주한미군 안전과도 밀접해
中 눈치 보느라 동맹 균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는 주한미군으로 상징되는 한·미 동맹의 향배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사드 배치가 한국의 대북 방어망 구축과 더불어 한·미 동맹의 근간인 주한미군의 안전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드 배치가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에 따라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에서 미·중 패권 경쟁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우선 한국 주둔 70년째를 맞은 주한미군이 붙박이 지상군 체제의 종식 등 전환기에 놓이면서 사드 배치 상황에 따라 주한미군의 변화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한미군은 최근 핵심 지상군 전력이던 제2사단 제1기갑전투여단(일명 강철여단)을 순환배치군 체제로 전환하는 등 ‘전략적 유연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순환배치군은 미국이 9개월마다 세계 어디든지 이동시킬 수 있는 부대로, 부대의 특정 지역 증파 필요성과 안전 보장 문제 등이 결정에 변수로 작용한다. 사드 한반도 배치 진행 상황에 따라 2사단의 완전 해체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의 도발이 증가해 전쟁 가능성이 커질수록 미국은 주한미군 안전과 전쟁 소요 비용 감축을 위해 지상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킬 확률이 높다”며 “이는 한·미 동맹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문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이에 따른 한미연합사 해체 가능성 등도 사드 배치 못지않게 한·미 동맹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안들이다. 한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을 의식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일본, 호주 등은 미국과의 군사동맹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미 때 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 전 세계에서 일본이 미군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의 안보전문가는 “군사동맹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일방적인 시혜관계가 아니라 상호지원관계”라며 “일본이 미군 후방지원을 명확하게 하겠다고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이 주한미군 보호를 위해 배치하겠다는 사드 문제에 애매한 태도로 나오는 것은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