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규탄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김기준(왼쪽 세 번째)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희망퇴직 실시 기업의 고율배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결정 물리력 저지는 처음
강경파, 지도부 불신행태 보여
한노총, 26일 다시 중집 소집

고용부 “재개만 기다리기엔
현실 너무 절박하고 시급해”
정부주도 개혁 가능성 시사

한국노총은 18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복귀 논의를 위해 개최하려던 중앙집행위원회(중집)가 파행으로 치닫자 26일 다시 중집을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노사정위 복귀와 관련한 지도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지만 복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정부 주도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이어나간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 시민석 고용부 대변인은 “지난 4월 한국노총의 결렬 선언 이후 노사정위 논의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나 노사정 재개만을 기다리기에는 현실이 너무나도 절박하고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사정 대타협 2차 시도가 무산될 경우 정부 주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부는 4월 노사정 대타협 실패 이후 1차 노동시장 구조개혁 추진 방안과 청년고용 대책을 차례로 발표하며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과 비정규직 가이드라인 등을 추진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관련해서는 지침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노동계의 물리력 행사에 무산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기다리며 구조개혁의 발걸음이 한결 느려진 상태다.

한국노총 강경파는 지도부를 불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도부가 26일 중집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경파들은 18일 김동만 위원장과 지도부가 사무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진을 친 뒤 “능력과 성과 중심 임금체계, 말로는 좋지만 경영자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노총이 새누리당과 짬짜미하고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노총이 우여곡절 끝에 노사정위에 복귀한다고 해도 조직 내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어 산적한 쟁점 사안에 대한 대타협을 이끌어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대안으로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시급한 현안부터 노사정이 합의한 뒤 국회로 넘기고, 일반해고 요건 가이드라인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지침 등 쟁점은 장기적인 논의를 이어나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노총은 2대 쟁점을 논의에서 완전히 삭제하지 않는다면 노사정위 복귀는 불가하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여전히 기존의 ‘선복귀, 후논의’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한국노총을 노사정위에 복귀시키는 것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아무리 시급한 현안이어도 노사정 합의 없이 국회로 이 문제를 끌고 들어가는 순간 처리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