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쿠데타 아닌 신격호 회장 뜻
주총서 이사진교체 제안할것”

롯데측 “신 前부회장 해임은
실적부진따른 경영성과 결과
지배구조체제 변화 없을 것”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격화하고 있다. 향후 열리게 될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양측 간 실질적인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데타’에 실패한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 시작된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지분 33%를 갖고 있고, 나는 2%에 못 미치는 지분을 갖고 있지만 직원 지분(약 32%)을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의결권은 롯데홀딩스도, 광윤사도 나보다 적다”고 말했다.

그는 “신 회장이 중국 사업 등 한국 롯데 실적을 아버지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지난 18일 (아버지께서) 신 회장에 대해 일본롯데그룹 직책 해임을 지시했다”며 “그러나 신 회장이 아버지를 만나지도 않고 사퇴도 하지 않아 아버지께서 직접 일본을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조치는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신 총괄회장이 직접 행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은 “회장(신 총괄회장)은 일관되게 신 회장을 쫓아내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계셨다”며 “내가 억지로 아버지를 (일본으로) 모셔 온 것이 아니며, 그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 전 부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은 일본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경영 성과에 대한 결과”라고 밝혔다.

또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 해임을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을 억지로 일본으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을 발표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주총 날짜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이미 명예회장직을 신설한 만큼 그에 따른 정관 변경 건만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