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7% 성장’ 발표에도 각종 실물지표는 내리막길
기업부채 ‘시한폭탄’ 여전… 당국 정책 운신 폭 좁아져

중국 증시가 다시 한 번 폭락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3대 리스크(위험)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8일 국제금융센터와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중국 경제의 3대 리스크로 실물경기 위축과 부채구조 개선 지연,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입 한계 등을 지목했다.

중국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0%의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발표했지만 실물지표는 이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제조업체(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부 소유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2%나 급감했다.

실물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식고 있다. 7월 중국기업신뢰지수는 48.8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15개월 만에 최저치인 48.2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으로 인해 기업 부채의 구조개선이 늦어지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부채는 지난 2009년 이후 연평균 20% 늘어나는 등 급증세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인 중국 기업 채무가 앞으로 5년(2015~2019년)간 10조6000억 달러 증가한 22조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으로 신규 기업공개(IPO)를 중지시킨 것이 주식시장의 자금 공급 역할을 제한하면서 기업 부채 구조 개선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증시 등 자본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개입이 한계에 다다른 점도 악재로 지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중국 A주시장(본토시장)의 신흥국 지수 편입 문제를 놓고 금융시스템 개혁 필요성을 제기, 중국 정부가 움직일 공간을 좁혀 놓았다. 연내 인상이 확실한 미국 기준금리 문제도 중국 정부가 더 이상 완화책을 쓰는 데 제한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S&P는 “중국 정부가 금융시스템 및 경제의 개방성 확대 정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경제 재조정과 국가 신용등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융분야 안정성에 대한 위험이 중국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