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발목 메르스 사실상 종료
黃취임때 “부정부패 근절” 강조
하반기 공직기강확립 주력할 듯

27일 0시를 기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범정부 차원의 ‘부패와의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주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에 이어 메르스라는 또 하나의 무거운 굴레를 벗게 된 황 총리는 28일 오전 ‘메르스 범정부 대책회의’와 국무회의를 잇달아 주재, 국민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데 더 이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차 점검한 뒤 부패 척결을 포함한 하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27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해 메르스 사태 마지막 자가 격리자의 격리가 해제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정부의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 선언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예정이지만, 지난 5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69일 동안 국정을 올스톱시켰던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종료됐다.

메르스 사태 종료는 곧 황 총리 중심의 ‘부패와의 전쟁’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 총리는 지난 6월 18일 취임사에서 “비정상을 바로 잡고, 부정부패를 근절해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성숙한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강력한 부패 척결 방침을 밝혔다. 7월 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부패 척결은 예외나 성역 없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적발과 처벌에 그치지 않고 부정부패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구조적 개혁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7월 21일 국무회의에서는 “총리를 선두로 향후 30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개혁과 부패 척결에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달라”며 황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완구 전 총리가 깃발을 들었으나 ‘성완종 자살사건’으로 동력을 잃었던 사정 정국의 시동을 다시 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는 황 총리를 중심으로 김현웅 법무부 장관,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등 새롭게 진용을 갖춘 3각 축의 고강도 사정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법과 편법이 뿌리내릴 수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고, 16년 만의 검찰 출신 감사원 사무총장인 이 총장도 취임 일성으로 “감사원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와 무사안일을 척결함으로써 공직기강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황 총리가) 비리 유형별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단속과 제도개선을 아우를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고,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상시 검증팀을 설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이런 국정운영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유현진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