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일부 삭감… 160억 다 못준다”

이미지 크게보기10차 회의 27일 오전 서울 중구 삼일대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들어 안건 의결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생일·동호회·체육대회 경비
자녀 학비에 가족수당까지
민간 출신 위원들 억대 연봉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1년 6개월간 운영되는 한시적인 조직임에도 자녀 학비 보조수당과 가족수당, 체육대회와 연찬회 개최비용, 생일 케이크 경비 등 진상조사와 무관한 예산까지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8월 초 특조위에 예산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과다 청구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항목들은 삭감키로 해서 특조위가 청구한 160억 원이 그대로 지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적정한 금액’의 예비비를 국무회의를 통해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조위가 청구한 금액이 아니라 기재부 판단에 따라 꼭 필요한 금액만 지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요구한 예산을 전부 주는 사례는 없다”며 “업무추진비 등 비중이 큰 부분들 위주로 (삭감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8월 초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조위가 정부에 제출한 올해 예산 요구안을 보면 민간인 직원 20명에게 자녀 학비 보조수당으로 분기마다 46만 원씩 지급하고 배우자가 있는 60명에게는 월 4만 원씩, 직계존속(30명)과 기타 가족(90명)에게도 월 2만 원씩 가족수당을 주기로 계획했다. 또 5∼7급 직원 43명에게 명절 휴가비를 1인당 139만∼221만 원씩 지급하고, 전 직원에게 생일 경비를 1인당 5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 동호회와 연구모임 6팀에는 팀당 20만 원씩 6개월간 720만 원을 주고, 각각 252만 원을 들여 체육대회와 연찬회도 열기로 했다.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진과 일부 민간인 출신 직원 연봉도 1억5000만 원이 넘었다. 이 위원장 연봉은 월급과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1억6500여 만 원(세 기준)으로 책정됐고, 부위원장을 비롯한 나머지 상임위원 4명도 1억5300여 만 원으로 정해졌다. 민간인 출신 직원은 1억1900여 만(국장급)∼4000여 만 원(7급)의 연봉을 받는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