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고심…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사진부터)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이재오 의원이 8일 오전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선규·김낙중 기자 ufokim@

“의원들의 생존문제 달려”… ‘새 원내대표’ 충돌할수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논란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이어질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대혈전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사퇴한다 하더라도 내년 총선 공천권 등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간 전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8일 “이번 유 원내대표 사퇴 파문은 친박 대 비박 간 계파 전쟁의 시발점에 불과하다”며 “2008년과 2012년 총선에서 각각 공천 피해를 겪었던 양측으로선 정치 생명을 걸고 주도권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와 친박이나, 이를 결사반대하는 비박이나 그 속내를 펼치면 결국 내년 총선에서의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 및 청와대 입장에선 박근혜정부 후반기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반드시 총선을 전후로 당내 영향력 확장이 불가피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밀리면 죽는다’는 식의 결사항전 분위기마저 엿보이는 가운데 친박·비박 모두 상당히 치밀하고 조직적인 거동에 나선 점은 현재 양측이 느끼는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비박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과 친박이 관심 있는 것은 유 원내대표 한 명을 죽이고 살리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내년 총선 이후 의원들의 생존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내년 20대 총선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주도로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당·청 간 역학관계는 당으로 급격히 쏠리게 되고 20대 국회의원들은 두 사람에게 줄을 서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친박계가 유 원내대표 사퇴 이후 김 대표 체제의 견고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 사퇴 파문 과정에서 김 대표에게 보여준 냉정한 모습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미 박 대통령은 김 대표와 함께 가겠다는 뜻을 가졌고, 그 메시지를 김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당장 친박계와 비박계는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제2라운드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친박 측은 당·청 관계 복원 및 청와대와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한 만큼 친박 성향의 중진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비박계가 당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친박계 후보에 맞설 후보를 내세울 경우 원내대표 선출은 경선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