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오는 2027년 조성이 완료되는 용산공원 미래도. 국토교통부 제공

내년까지 기본 설계 마무리
국토부 2018년 사업자 선정

‘자연미 최대한 살리기’ 원칙
지하철역 건설 계획도 취소
“서울 광역 생태축 형성 기대”

서울 주한 미군 용산기지가 2016년 평택으로 옮겨간 뒤 생기는, 283만㎡ 규모의 공터가 단일 생태숲 형태의 서울 용산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만 한 녹지가 느닷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국 뉴욕시의 초대형 도심 공원인 센트럴 파크가 모델이 됐다. 8일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 따르면 용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군들은 올해 말 평택기지 조성이 완료되면 바로 이전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은 2016년까지 평택기지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공식 언급을 한 이후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밝힌 바 없다. 하지만 정부에선 올해 말 계획을 발표한 뒤 내년 1년 동안 단계적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내년 말 공원조성지구는 모두 비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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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발표된 국토부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에 따르면 용산공원은 센트럴 파크처럼 단일 생태숲 공원으로 조성된다. 당초에는 생태축, 문화유산, 관문, 세계문화, 놀이, 생산 등 6개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여론 수렴 이후 단일 생태숲으로 변경했다. 또 자연미를 극대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원 안에 세울 예정이었던 신분당선 연장선(북쪽 구간 강남역∼용산역) 지하철 역사 건설 계획도 취소됐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원래 계획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어느 정도 감안해 만든 것인데 업무지구 개발이 무산돼 용산공원 기본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며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을 통해 의견을 취합한 결과 자연미를 최대한 살려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원조성지구에 당장 공원이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공원조성계획과 기본 설계를 마치게 된다. 이때 국방부 등은 주한 미군과 공여지 양여 해제 협의 등을 하게 된다. 이후 국토부는 오는 2018년까지 사업자 선정과 실시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공원 조성은 2019년부터 이뤄진다. 정부는 3단계로 나눠 공원 조성을 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토양오염 여부를 정밀 조사한 뒤 정화할 부분은 정화하고 기존 건축물, 근대 문화재 등의 활용 혹은 철거 여부를 결정해 시행한다. 또 토양오염의 치유 정도와 상황에 따라 용산기지 내 일부 구역을 원상태 임시 개방도 확대키로 했다.

2단계(2022∼2024년)에선 한미연합사 등 임시 잔류시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부터 공원을 조성하고 이태원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공원 조성을 하게 된다. 3단계(2025∼2027년)에선 공원 조성 마무리 작업을 하고 남산·용산공원·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완성할 계획이다.

용산공원이 조성되지만 주한미군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 전용 숙소인 드래곤힐 호텔은 용산공원 깊숙이 그대로 존치가 되며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함께 사용하는 헬기장도 용산공원 주변에 남아있게 된다. 한편 한미연합사 부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계가 깊다.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게 되면 현재의 한미연합사 부지는 바로 용산공원 조성 대상이 되지만 현재로선 전환 여부를 예상하기는 극히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기지 이전 재원 3조400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공원조성지구 주변 3곳의 복합시설조성지구(캠프킴 부지, 유엔사 부지, 수송부 부지) 18만㎡의 용도는 일반상업지역으로 결정됐다. 다만 한남재정비 촉진지구 등 주변과의 조화, 경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서울시 등의 지적에 따라 용적률과 고도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축소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역사성·민족성·생태성·문화성을 갖춘 국가도시공원의 모습을 제시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며 “이와 함께 공원의 생태성을 강화해 서울의 광역적 생태축을 형성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