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일 개막 광주U대회 ‘최고령 자원봉사’ 김종식 옹

광주 북구 신안동에 사는 김종식(86·사진) 옹은 요즘 매우 들떠 있다. 생애 첫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를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7월 3∼14일)라는 국제대회에서 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옹은 대회기간 광주 서구 화정동 U대회 선수촌에 배치돼 일본 선수단의 길 안내, 불편사항 접수 등을 맡게 된다.

그는 U대회 자원봉사자 9700여 명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그런데도 29일 오후 자택 인근에서 만난 김 옹은 고령이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해 보였다. 더구나 일본어 통역능력 테스트에서 7개 등급 중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그 비결을 묻자 김 옹은 “일본어로 된 책과 잡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은 덕분”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돋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눈이 밝은 그는 지금도 일본에 사는 둘째 형(95)의 도움으로 월간지 ‘문예춘추’ 등 일본 잡지를 꼬박꼬박 우송받아 읽고 있다. 일본어 책을 읽다가 잠들 때도 많다고 한다. 60대 중반까지 토건회사에 근무할 당시에는 ‘농업토목핸드북’ 등 일본 서적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김 옹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광주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확신했고, 자신이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는 “서울올림픽(1988년)을 치르기 전해인 1987년에 일본에 갔을 때와 치른 후인 1989년 일본에 갔을 때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U대회를 잘 치르면 광주의 이미지가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U대회 성공의 요체를 ‘친절’로 봤다. 그는 “일본 선수들을 안내하면서 정치적 색채를 전혀 띠지 않고 친절을 염두에 둘 것”이라며 “시민들도 모든 외국 손님을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도 100m를 20초 안에 주파할 수 있다는 그는 “하루 12시간 근무를 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건강에 자신이 있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