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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임묵 6·25유공자회 지부장
北 도하 막다 851명 전사해
27일 ‘호국 퍼레이드’진행

“안동철교 일대에서 우리 군이 북한군에 필사적으로 맞서다 처절하게 죽어간 사실을 아시나요. 이들의 희생정신은 영원히 기억돼야 합니다.”

국가보훈처 산하 안동보훈지청과 경북 안동시 보훈단체협의회는 오는 27일 6·25전쟁 당시 격전이 벌어졌던 안동철교와 안동교 일대에서 ‘호국 퍼레이드’를 펼친다. 안동철교와 안동교는 1950년 8월 1일 북한군의 도하를 막기 위해 미군이 폭파하면서 국군 8사단 소속 장병들이 북한군에 의해 수없이 희생된 곳으로, 이들을 기리는 행사는 6·25전쟁 발발 65주년 만에 처음 열린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조임묵(82·안동시 태화동·사진) 6·25 참전유공자회 경북도지부장은 25일 “이들은 우리군 주력부대의 철수를 위해 북한군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고 희생됐다”며 “늦게나마 국가에서 이들을 기리는 행사를 열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 당시 17세의 나이에 소년병으로 참전, 그해 8월 말 폭파된 안동철교를 통해 북진했다.

안동보훈지청에 따르면 당시 북한군에 의해 안동이 점령되자 미군은 북한군의 낙동강 남쪽 도하를 막기 위해 나란히 있던 안동철교와 안동교를 폭격했다. 이 때문에 미처 철수하지 못한 8사단 16연대 소속 1100명의 국군은 강으로 후퇴하면서 북한군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무려 851명이 전사하고 말았다. 이후 북한군은 안동농협 창고에 있던 빈 쌀가마니에 넣은 모래와 나무로 임시 다리를 가설해 군수물자를 낙동강 건너 남쪽으로 실어 날랐다.

조 지부장은 후퇴한 8사단의 수색중대에 배속돼 영천 신령전투에서 승리한 뒤 안동으로 진격하던 중 눈앞에 펼쳐져 있는 처참한 모습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그는 “안동 시가지는 북한군이 병원과 국군포로 수용소로 사용한 교회와 성당만 온전했을 뿐 모두 잿더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좌경화, 병역기피, 공권력 무시 풍조 등을 단순히 애국심 부족으로 비하할 것만 아니라 국가가 이들에게 6·25전쟁의 처참한 실상을 제대로 교육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올바로 길러야 한다”며 “행사에서 이들의 희생정신을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호국 퍼레이드는 안동충혼탑에서 안동철교 전투지를 거쳐 탈춤공원까지 약 2.5㎞에 걸쳐 펼쳐지며 안동철교 일대에서는 6·25전쟁 희생자 추모행사가 열린다.

퍼레이드에는 육군 제 50보병 사단과 국가유공자 및 유족,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여한다.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