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에어버스 ‘A330 MRTT’
연료탑재·항속거리 등 우수
병력·화물 수송능력도 앞서
10여개국서 60대 도입계약

- 보잉 ‘KC-46A’
美 공군 노후기 교체 목표
2017년에 개발 완료 예정
“全 기종 밤에도 급유 가능”

한국 공군이 오는 2017∼2019년 ‘하늘 위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하는 사업에 대해 6월 30일 사업자 최종 결론을 내린다. 여러 이유로 6개월 지연된 끝에 이날 사업자가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순수 기체 구매만 1조2000억 원, 관련 시설 구축 등을 포함해 1조40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의 공중급유기 사업이다.

이번 사업에는 스페인과 독일에 생산기지를 둔 유럽 에어버스 D&S사의 A330 MRTT, 미국 보잉사의 KC-46A, 이스라엘 IAI사의 KC-767 MMTT 3개 후보가 입찰했다. 그중 공중급유기 업계의 ‘신흥강자’로 최근 10년 새 각종 입찰 사업을 석권하고 있는 에어버스의 다목적 급유수송기 MRTT와 ‘전통적 강자’를 자임하며 최근 미국 공군의 수주 붐에 힘입어 최신형 급유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보잉의 KC-46A의 2파전으로 전개돼왔다. 중고 기종인 이스라엘의 MMTT는 절반 정도의 가격 우위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신흥강자 유럽과 전통적 강자 미국의 자존심 대결= 공군의 주력사업인 5세대 첨단 전투기 시장은 미국이 한발씩 앞서가며 한 번도 추격을 허락한 적이 없지만 공중급유기 시장 판도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몇 년 새 유럽의 추격을 허용해왔기 때문이다. 유럽 에어버스 D&S사는 다목적 공중급유기 MRTT를 통해 기술·성능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최근 10년간 입찰에서 전승을 거두다시피하며 세계시장을 석권해온 점을 강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보잉사는 전 세계 1060대 이상을 운용한 기술력과 경륜을 바탕으로 미 공군의 노후 공중급유기 교체사업(2027년까지 179대) 1차 목표로 2017년까지 18대의 KC-46 인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판도 변화는 양측의 군사전략의 차이에 기인한다.

미군은 항공모함 탑재기와 해외기지서 전투기가 주로 발진해 공중급유기 의존율이 크지 않아 공중급유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비해 유럽은 본토에서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발진하는 사례가 많아 작전반경을 넓혀 줄 다목적 공중급유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성능 차이= 성능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보잉 KC-46A는 지난해 말 시제기 767-2C 초도비행에 성공했으며 현재 개발 중인 급유기다. 급유 능력 및 연료 탑재량을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에어버스 A330 MRTT는 보조연료탱크가 필요없으며 111t, KC-46A는 보조연료탱크를 포함해 약 96t을 탑재할 수 있다. 대형과 중형 여객기의 차이 때문이다. 이 정도면 에어버스 A330 MRTT는 한국 공군 주력전투기 F-15K 21대, KF-16 41대 주유가 가능하다. 보잉 KC-46A는 F-15K 18대, KF-16 35대 급유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A330 MRTT는 병력 300명, 화물 45t인 데 비해 KC-46은 병력 114명, 화물 29t으로, 항속거리는 각각 1만4800㎞ 대 1만2200㎞로 차이가 있다. 에어버스는 급유 방식인 붐 시스템(ARBS)이 완전 전자식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 기술이 적용되고 이미 인증을 거쳐 실전에 투입돼 운용 중이다. 이에 비해 보잉의 붐 시스템은 KC-767에 사용 중인 KC-10을 개량한 것이다. 보잉 측은 “6세대 플라이 바이 와이어 붐 첨단설계를 통해 모든 전투기 기종, 주야 간 급유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보잉 측은 “KC-46은 기존의 KC-135에 비해 긴 항속거리를 운항할 수 있으며 더 짧은 활주로를 이용해 최다의 연료 급유가 가능하다”며 “기존에 비해 수송 여객 2배, 환자 이송규모를 30% 이상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에어버스 측은 “국내 군 활주로는 모두 MRTT가 이착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비교 평가에 한계가 따르는 이유다.

◇상호 호환성 및 가격= 보잉 측은 “KC-46A 탱커는 공중 기동 능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와이드보디(widebody) 다목적 공중급유기로, 국제 공중급유 기준을 충족하는 모든 미군 항공기와 미국 동맹국 및 연합군 항공기에 급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 측은 또 “다단계 보호장치를 통해 적의 위협을 감지, 회피, 격파하고 생존할 수 있는 공중 기동분야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전투기를 보유한 한국 공군이 유럽산보다는 미국산 공중급유기를 사용하는 것이 상호 호환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 측은 “A330 MRTT가 2008년 미국 펜타곤의 공중급유기도입 사업인 KC-X 사업에 참여해 보잉 KC-135를 물리치고 1차 관문을 통과해 확정 일보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며 우위를 내세웠다. 에어버스 측은 또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10여 개 국가에서 60대의 계약 및 기종으로 선정된 판매실적을 제외하고라도 미군 주도의 대 이슬람국가(IS) 공습작전에 투입된 A330 MRTT 기종인 호주 공군의 KC-30A와 영국 공군의 보이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공중급유기들이 미 해병대의 AV-88 해리어, 미 해군의 F-18 호닛과 호주 공군의 KC-30A 조기경보기(보잉사 제품) 급유에 성공해 호환성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