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거점병원인 울산대병원 노조가 메르스 확산에 따른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을 이유로 파업 수순을 밟아 비난을 받고 있다.

12일 울산대병원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병원분회)에 따르면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11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노조 측은 병원 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콜센터와 응급의료센터 외주화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임금피크제 등의 개악안을 제시해 조정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쟁의 조정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25일까지 병원 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지 않으면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은 울산대병원의 파업 수순 소식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아직까지 메르스 확진환자는 없지만,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 개연성이 있는 환자는 모두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져 검사 또는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대병원에는 현재 2명의 관찰 대상자가 입원 중이다. 울산 동구 천모(51) 씨는 “아무리 근로조건 개선도 좋지만, 전 국민이 메르스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병원의 노조가 파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이기주의적 행태”라며 비난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병원 측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