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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사건이 오히려 한·미관계의 장점을 더 두드러지게 보여줬고, 개인적으로는 더 강하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줬습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에서 일종의 ‘팬덤(fandom)’ 현상에 가까운 인기를 받게 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3월 5일 김기종(55) 씨로부터 받은 피습 사건 때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건을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리퍼트 대사는 침착한 대응으로 ‘대인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국의 주요 방송사에서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전화위복이었다. 리퍼트 대사도 “강력한 한·미동맹을 한눈에 보여주는 증거(tangible demonstration)”라고 말할 정도였다.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4일 리퍼트 대사는 “저를 도와주고 지지해 주신 분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점은 제게 행운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왼손에는 여전히 밴드가 붙어 있었다. 오른쪽 뺨에도 역시 상처를 가리기 위한 밴드가 붙어 있었다. 사진 취재를 위해 양복 상의를 벗어달라는 요청에 리퍼트 대사는 손 때문에 다소 힘들어하기도 했다.

―얼굴 상처는 많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는데요.

“아뇨, 밴드 때문입니다. 흉터가 여전해요.”

―매우 힘든 사건이었는데, 잘 극복한 것 같습니다.

“공격을 받은 이후 겪은 일은 정말 대단한 것들이었습니다. 긴급 구호를 하고, 저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병원에서 의사들이 저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 협력은 한·미관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최고의 사람들이 저와 제 가족을 도와주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일생에서 매우 드문 순간들이죠. 당시 현장에서 저를 도와준 당신을 포함해서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미 동맹의 구현(embodiment)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그 사건 이후 스스로도 뭔가 달라진 것을 느끼나요.

“업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한 힘과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우리는 항상 환대를 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런 환대가 최고조에 이른 것 같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리퍼트 대사에게 한국에 머물면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것을 얻고 싶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한국 역사·문화의 깊이와 복잡성에 매우 흥미로워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한국 역사, 한국 문화를 더 탐험해 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업무적 측면에서도 저와 제 가족에게는 대단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1973년) △스탠퍼드대 정치학 학사 및 국제정치학 석사 △톰 대슐 상원의원 외교·국방정책 보좌관 △상원 세출위원회 국무·외교업무 소위원회 전문위원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 외교정책 보좌관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외교정책 선임보좌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미 해군 특수전개발단 정보장교 △척 헤이글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