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내각委 출석 관방장관
日 야당 요구에 “검토하겠다”

이달 초 일본연금기구로부터 악성 바이러스에 따른 100만여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서 월급을 반납하는 수모를 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1000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도 정부 당국자는 거의 책임지지 않는 한국과는 달리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일본에서는 이처럼 정권 수뇌부에게까지 강력한 책임을 묻고 있다.

12일 지지(時事)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1일 참의원 내각위원회에 출석한 스가 관방장관은 연금기구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세비를 반납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정부로서도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렌호(蓮舫) 민주당 대표대행은 연금기구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은 세금과 연금보험료 양쪽 측면에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전에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이 세비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당연히 정부로서도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세비 반납을 포함해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아베 총리와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세비를 반납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국민 정서와 야당의 공세에 따라 세비 반납이 실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렌호 대표대행이 발언 도중 ‘연금이 새나갔다’고 말하자, 스가 관방장관은 “연금이 새나간 것이 아니라, 새나간 것은 개인정보”라고 지적하는 등 야당의 공세에 반격하기도 했다.

한편 이달 초 일본연금기구는 악성 바이러스를 동반한 사이버 공격으로 약 125만 건의 연금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