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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내지 말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을 때 마음에 꽃이 피어난다.”

법정스님 맏상좌 덕조(사진)스님(송광사 승가대학 학장)이 인생 잠언을 담아낸 에세이집 ‘마음 꽃을 줍다’(김영사)를 펴냈다. 편안하게 읽히는 시 같기도 한 형식에 인생에 대한 지혜가 담겨있다.

“간밤에 비가 살짝 내렸습니다. 봄비는 반갑습니다. 마른 먼지를 잠재우고 꽃과 나무에게 골고루 내려줍니다. 그런데 어떤 꽃은 예쁘게 피고 어떤 꽃은 피지 못합니다. 시절 인연입니다. 아직 꽃이 필 인연이 아닌 겁니다. 아직 꽃 필 인연이 아닌 나 자신을 옆 꽃과 비교하지 마세요. 아직 내 차례가 아닐 뿐입니다.” 조금 떨어진 시선으로 삶과 인연들을 다시 한번 살피라고 한다. 이 책에는 25년 전 법정스님에게서 카메라를 선물받은 뒤 사진을 찍기 시작한 덕조스님의 사진도 함께 담겼다.

에세이집에는 법정스님과의 귀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행자들이 3개월씩 돌아가면서 하던 시봉을 법정스님의 요청으로 계속 맡게 된 이야기, 상좌(제자)를 절대 두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고 ‘덕조’라는 법명을 내려주며 제자로 받아준 이야기, 간혹 시장에 가면 문구류를 사와 건네며 글을 쓰라고 다독였던 법정스님에 대한 기억을 풀어낸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