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형(成形)의료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성형 한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물론 아랍, 러시아, 일본, 미국 등지로부터도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성형 수술의 세계 수도’라며 한국에서의 성형 성행을 꼬집기도 했다. 대부분 더 예뻐지기 위한 성형 자체에 대한 논쟁은 별개로 하고, 성형 의료 역시 키워나가야 할 분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온갖 비리가 발생하면서 성형 경쟁력은 물론 국가 이미지 자체에 먹칠을 할 수도 있는 사례가 빈발한다. 최근 검찰은 성형 수술을 알선하고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씌워 수술비의 90%까지 수수료를 챙긴 불법 성형 브로커 등 11명을 구속하고 150여 명을 출국 금지했다. 성형외과 병원으로부터 처방전을 대량으로 발급받아 중국에서 약장사를 하는 브로커도 등장했다고 한다. 성형외과의 탈세, 대리 수술, 의료 사고 등도 빈발하고 있다.

이 정도면 종합 대책이 절실하다. 수사기관이 사후적으로 탈·불법을 엄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성형 의술을 더 발전시키고, 성형 의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복지부는 27일 ‘수술비 바가지’ 대책으로 진료비를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랍어, 영어 등 5개 언어로 만들어 공개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당면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같은 수술이라도 환자의 특성이나 의사의 전문성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음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도로 성형 부조리를 뿌리 뽑을 수 없다는 점이다.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