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학기(가운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6·25참전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유해 발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풍전등화의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던 미국 등 16개 전투병력 파병국과 인도 등 5개 의료지원 및 시설파견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 존재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겁니다.”

20일 처음으로 주한 유엔 참전·지원국 무관단 초청행사를 서울 현충원과 서울 용산 국방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이학기(육군 대령)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6·25전쟁 65주년을 기념해 당시 참전·지원국에 대한 명예 선양과 감사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보은 차원에서 이 같은 행사를 기획했다”며 행사 의의를 설명했다.

6·25전쟁 중 전투파병 및 의료지원 국가는 모두 21개국. 이 중 우리나라에 무관을 파견한 국가는 12개국으로 이번 행사에는 영국, 터키, 필리핀, 콜롬비아(이상 전투부대 파견) 인도, 이탈리아(의료지원·시설 파견국) 등 6개국 주한 무관이 참석했다.

이 단장은 “최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나르가 자택에 늘 태극기가 가득했으며, ‘한국은 제2의 고향이고 나는 한국인이다’고 한 인터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의 결실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6·25전쟁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전투병력(5만6000명, 함공모함 1척 등 함정 17척)을 파견한 주한 영국 무관 앤드루 클리프(54) 준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당시 우리의 희생이 분명 가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6·25전쟁은 재발해도 안 되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전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주한 필리핀 무관인 프랜시스 라디자발(54) 대령은 “6·25전쟁 당시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다면, 2013년 태풍 ‘하이옌’ 피해를 보았을 때 한국군 파병 아라우 부대가 우리 국민에게 큰 희망을 선물했다”며 양국 군사관계 발전을 소망했다.

이 단장은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 유해는 미군 10명과 호주·뉴질랜드 등 영연방 소속 3명 등 모두 13명을 발굴했다”면서 “지속적인 유해발굴을 통해 유엔군 참전용사 유해발굴도 병행해 고국 땅에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유엔군 전사자는 4만670명, 실종·포로는 9931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고국에 돌아가지 못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