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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높은 ‘나이프 손가락게임’ 다운로드 500만 건 넘게 유행
앱 제작 간단 수익성도 높아 하루 수백개 씩 생겼다 사라져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40대 주부 유모 씨는 최근 아이가 ‘심심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음란한 내용의 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심이는 스마트폰으로 가상의 인물과 친구가 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으로, 대화에 목말라 있는 현대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1만 회 이상 다운로드된 인기 앱이다.

유 씨가 아이의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해당 앱은 수차례 아이에게 성관계를 묘사하고 여성의 신체 부위를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비속어까지 남발하고 있었다. 유 씨는 “어린 아이들이 이런 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 확인해보니 성인 인증 등 아무런 절차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임 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운로드 횟수가 500만 건이 넘는 ‘손가락-나이프 게임’의 경우, 움직이는 칼이 손가락이 위에 위치한 순간 스마트폰 화면을 누르면 칼이 손가락을 찌르며 점수를 얻게 되는 게임이다. 폭력성과 자극성이 높지만, 해당 게임 앱의 콘텐츠 등급은 ‘중’으로 청소년들도 아무런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유해성 경고 표시는커녕 ‘(오프라인상)집에서 따라 하지는 마십시오’라는 주의 문구만이 달려있었다.

스마트폰 오픈 마켓에서 유통되는 앱의 폭력성과 선정성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앱 등록 때 개발자가 연령등급 및 유해성 경고표시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정부 당국에서도 인터넷 사이트와 달리 개발자 등의 자율규제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성인용 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하고 있지만, 새롭게 개발·등록되는 앱이 넘쳐나면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김해숙 학부모정보감시단 사무국장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앱이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컴퓨터보다 대중적인 매체가 된 만큼 보다 확실한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