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미녀 골퍼’ 안신애 프로가 얼마 전 골프장에서 카트 사고로 부상을 당했고 이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KLPGA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안 선수는 지난 3월 26일 경기도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협회 화보 촬영을 위해 이동하다 카트에서 떨어져 부상당했습니다. 일반적인 카트 사고라면 골프장 측은 귀책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안 선수의 이번 사고는 ‘해석’하기가 모호한 것 같습니다.

골프장 측은 안 선수에게 무료로 코스와 카트를 제공했고, 카트를 운전한 것도 안 선수의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게다가 골프장이 빌려준 2대의 카트 중 안 선수는 승용 카트에 타지 않고 짐을 싣는 작업 카트를 타다 주의 부족으로 사고를 당했다는 주장입니다. 돈을 지불한 골퍼가 직원이 운전한 카트를 타다가 사고가 났다면 골프장 측에 책임이 있겠지만, 안 선수의 사고는 이와 달라 골프장의 시설배상책임보험 수급 사유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 선수 측은 이에 대해 작업용 카트를 내주면서 안전 팔걸이가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골프장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안 선수 측은 사고 직후 변호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선행 조치로 골프장 측에 전치 4주 진단서를 포함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협회 지정 병원이 사고 후 4일 뒤 발급한 진단서에는 우측 무릎 타박상 및 찰과상과 오른쪽 대퇴부 염좌로 안전 가료를 요한다고 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 선수 측은 부상이 예상외로 깊어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며 총 8주 진단 소견을 담은 2차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사고로 2개월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안 선수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협회는 안 선수가 무보수로 협회 일을 돕다가 사고가 난 점을 고려해 치료비와 일정액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해 법적 다툼이 전개될 조짐입니다. 안 선수 측은 “골프장 측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게 아니라 골프장 내 사고인 만큼 골프장과 책임을 서로 나누자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고, 골프장 측은 “선수가 다친 것은 유감이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선의로 촬영을 허락한 것까지 책임을 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배심원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요?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