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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민군 겸용 소형헬기사업에는 만만찮은 도전과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예산 확보도 문제지만 목표연도인 2022년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북미와 유럽이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소형민수헬기(LCH) 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군 전력에 차질이 없도록 한반도 지형에서 북한 도발을 압도할 수 있는 소형무장헬기(LAH)로서의 전투 효용성도 확보해야 한다. 자칫 시대에 뒤떨어진 모델을 개발하는데 그칠 경우 수출뿐 아니라 전력화도 모두 실패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산업계에서는 무장헬기 독자개발 사업이 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돼온 것도 사실이다.

사업이 확정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방사청은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이어 3월 소형민수헬기 국외체계업체가 된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H)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방사청은 KAI와 양산 대수 보장과 국산화 비율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10여 개월, 20여 회의에 걸친 지루한 줄다리기 협상으로 결렬 위기까지 갔으나 지난 4월 15일 극적인 합의에 도달, 큰 고비는 넘겼다.

KAI가 유럽·북미·중국 등과 민수용 소형헬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공격력과 무장이 뛰어난 차세대 무장헬기를 개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헬기 기술 확보와 더불어 연구기술 개발에 대한 충분한 투자와 시간이 필수적인데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시대역행적인 민수헬기 사업 추진으로 시장성도 잃고, 무장헬기의 무장과 성능이 주변국에 비해 떨어질 경우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플랫폼으로 정한 AH의 기존 모델인 EC-155는 개발 40년이 된 도태 기종”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헬기 시장에 LCH의 진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사무국장은 “무장헬기의 경우도 이륙중량 1만 파운드 기종으로는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떨어져 시대착오적인 헬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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