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달 ‘모비우스’ 선봬
삼성전자 ‘앱’ 형태 개발중
LG전자도 개발 뛰어들어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화두로 떠오르며 사업 주도권을 잡으려는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통신업계와 가전업체의 내부 경쟁에서 이동통신업체-가전업체 간의 합종연횡과 경쟁구도로 확대돼 치열한 스마트홈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플랫폼 사업은 ‘승자독식’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흔히 최후의 플랫폼 사업자를 ‘Last man standing(마지막 살아남은 자)’에 비유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중순쯤 스마트홈 플랫폼 모비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과 연동되는 기기는 우선 제습기, 도어록, 가스차단기 등이며 단계적으로 10여 개 제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중소 가전업체들과 합작한 해당 제품들은 매장에서 ‘SKT 스마트홈’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한 채 판매된다.

스마트홈은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기술로, 플랫폼은 해당 가전들을 사용자가 일괄적으로 스마트폰에 등록해 조작하는 ‘허브’를 지칭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와도 스마트홈을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영역에서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 조만간 삼성전자 제품도 SK텔레콤 모비우스 생태계 안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양사 간 협력이 얼마나 긴밀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인텔, 브로드컴 등 글로벌 ICT 업체들과 협력해 OIC라는 별도 IoT 표준 기구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조만간 스마트홈 플랫폼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개발해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 향후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간 국내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OIC 단체 설립과 동시에 미국의 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사실 양사는 지난해 SK텔레콤의 통화 플랫폼 T전화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과정에서도 한차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개발한 통화 플랫폼 T전화를 SK텔레콤 향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우선 탑재를 요구했으나 삼성전자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당시에도 이를 두고 양측 간 플랫폼 주도권 다툼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도 조만간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플랫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둘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