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복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남미 순방 이후 건강악화로 안정을 취해오다 이날 공식일정을 재개한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및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우려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朴, 수석비서관회의 주재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국민기대 수준엔 못미쳐”
“사면, 비리사슬 돼선 안돼… 공정 확보위해 제도 보완”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내용에 대해 “당초 국민들이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여야가 합의해서 당초 약속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시한을 지킨 점은 의미가 있지만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에서 여야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합의한 데 대해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며 “해당 부처와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한 근본 이유가 지금의 연금 구조로는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 개혁의 폭과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속도가 국민들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매몰되어 가고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라며 “우리의 외교는 과거사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한·중관계 등의 외교 문제는 앞으로도 소신있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성완종 특별사면 논란’과 관련, “사면은 결코 비리사슬의 새로운 고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해당 수석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사면권 행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연금개혁 합의에 대해 “미래세대 부담 경감과 재정 절감이라는 개혁의 목표가 사라진 합의”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재협상을 주문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이 과감하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번 협상에 대해서 비판하고 정치권이 재논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동원(경영학) 고려대 교수는 “정치권이 국민연금을 건드리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