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도 미·일 동맹과 같이 보다 광범위하고 비군사적인 글로벌 동맹의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아산플래넘 2015’ 둘째 날 한·미 관계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지만 미·일 관계 강화 추세와 비교해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밴 잭슨 미국신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적극적 평화주의를 표방하던 일본이 최근 그 틀을 벗어나 미·일 동맹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한국도 전통적인 동맹관계에서 광범위한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미·일 관계의 급진적인 진화는 한·미 동맹에 위협적인 요소다”고 말했다.

잭슨 연구원의 이 같은 지적은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으로 미·일 관계가 급진전되는 시점에서 한·미 관계가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한·미 동맹 자체도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잭슨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 때 국방장관 정책자문역으로 활동한 동아시아 전문가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잭슨 연구원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미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한·미 간 발전적인 파트너십이 설정돼 있다”며 “한·미 동맹도 비전통적이고 비군사적인 새로운 글로벌 동맹으로 나아가고 있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사카타 야스요(阪田恭代 ) 칸다외국어대 교수는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할수록 한·미·일 삼각관계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안보협력 관계를 나누어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과 연관된 남북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남북관계와 한·미 관계는 함께 가야 하지만 현재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며 “한·미 동맹 발전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잭슨 연구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