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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보면 자기 생각과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큼큼’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 물론 상대방의 의견이나 주장에 동조하기 위해 끄덕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화 내용과 무관하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입에서 의미없는 소리를 반복해 낸다면 틱(Tic·경련)장애를 의심해볼 만하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에 따르면 틱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9년 약 1만6000명에서 2013년 약 1만7000명으로 연평균 2% 가량 증가했다. 틱장애는 ‘소아병’이라는 인식과 이를 숨기려고 하는 성인들의 특성상 병원을 찾지 않는 잠재 환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틱 장애는 소아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대부분의 틱 장애는 어려서 발병한다. 틱 장애는 사춘기를 지나며 완화되고, 성인기에는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주변의 잘못된 대처 등으로 성인기에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틱 행위를 주변에서 나쁜 버릇이나 습관으로 오해해 야단만 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틱은 더 강렬해진다.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소아 틱장애 환자의 5∼10% 정도가 성인 틱장애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주로 가벼운 운동 틱, 음성 틱이 많으며 스트레스 강박 증상으로 순간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틱 장애가 사회생활의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되며 대인기피증, 우울증, 자살충동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틱 장애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모른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뇌의 신경화학적·기능적 불균형과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뒤섞여 발생한다는 것 정도이다. 뇌의 기능적 측면과 관련해서는 최근 뇌파,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 뇌 영상진단의 발달에 의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출산 과정에서의 뇌손상, 산모의 스트레스 등이 발병 원인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발병 원인이 불확실해 완치법도 없다. 최근에는 주로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 등으로 과도한 틱을 잠재운다.

틱 증상이 1년 이상 만성으로 진행되면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으로 분류된다. 투렛증후군이라는 병명은 이 질병을 제일 처음 보고했던 프랑스의 의사, 조르주 질 드 라 투렛(Georges Gilles de la Tourette)이란 이름에서 유래했다.

현재까지는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중등도 이상의 틱 장애 치료에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뇌기능 자기조절훈련, 감각통합훈련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