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제동향 간담회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우리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일단 한국경제가 한은의 예상 경로인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에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한편,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 등 장기적인 성장동력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이달 초에 수정했던 전망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특히 시장 컨센서스가 0.5∼0.6% 정도였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 총재가 이날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0.8%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2분기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평가를 반영한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과 주식 시장 회복으로 소비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2분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한은이 예상한 상반기(전년동기대비) 2.7%, 하반기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한국 경제에 다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날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불러오는 기준금리 인하나 국가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같은 단기 부양책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구조개혁 필요성에 다시 한번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분기 경기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24일 “추경을 하겠다 안 하겠다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며 “상반기 끝까지 경기상황을 면밀하게 전반적으로 짚어보고, 흐름을 지켜본 뒤 거기에 맞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일시적 회복이 아닌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단기적인 수요진작을 통해 오늘의 성장을 도모하고,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와 생산성을 높여 내일의 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연설 발언을 소개하며 구조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