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패전국 관계 보통국가化
TPP 등 경제 협력도 가속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후 미국 동부 보스턴 로건공항을 통해 입국, 6박8일의 미국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아베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미·일 양국은 ‘미·일 신(新)동맹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어서 한국의 외교고립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보스턴에 도착, 존 F 케네디 도서관을 방문한 뒤 존 케리 국무장관의 보스턴 사저에서 만찬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국빈 방문’(state visit)에 준하는 파격적 예우로 아베 총리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양국은 일본 총리로서는 최초인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포함된 이번 이벤트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및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촉진, 강화하는 절호의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전용기 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미의 목적에 대해 “일·미의 강한 연대를 살려 21세기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는 29일로 예정된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해 “일본과 미국이 함께 무엇을 해나갈 것인가, 어떤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비전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지난 24일 전화회견에서 “미국은 아베 총리의 방문을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지속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하고 양국 간 안보협력 강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촉진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등 문제로 인해 TPP 협상의 타결이 발표되지는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양국은 27일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 회의)를 열어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을 확정한다. 개정을 통해 미·일 군사작전 범위에 중·일 간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등에 대비한 도서방위가 포함될 경우 양국의 군사동맹은 한 단계 격상된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