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등급 - B등급간 수령액
직급따라 200만원 안팎
노조 독려 겹쳐 관행 정착

행정자치부가 광주서구 공무원들의 성과상여금 나눠 먹기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비슷한 관행을 지속해온 전국 상당수 자치단체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광주의 경우 서구를 포함한 5개 구 모두 지금까지 노조 중심으로 이런 식으로 해왔고, 다른 시·도 일부 시·군·구에서도 유사 관행이 만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 행자부와 광주서구 등에 따르면 정부가 공무원들의 성과상여금을 처음 도입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은 뒤인 지난 1998년이다. 당시 ‘특별상여수당’이라는 명목으로 국가행정기관에 도입한 후 수차례의 제도 개선을 거쳐 ‘성과상여금’ 명목으로 2003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까지 확대했다. 지급 근거는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행정자치부 예규) 등이다. 그러나 국가기관에서는 본래 취지대로 정착이 됐으나 지자체에서는 균등분할을 통한 ‘나눠 먹기’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직원별로 일단 차등 지급 후 노조와 부서(실·국 등) 등을 중심으로 지급액을 균등하게 재조정하는 편법이 이뤄져 왔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성과상여금 균등배분에 동참한 것은 어느 누구라도 4개 등급 중에서 하위 등급을 맞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과, 노조의 독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과상여금은 기준액(5급 355만5800원, 6급 305만7000원, 7급 259만9000원, 8급 215만9000원, 9급 183만5800원)을 토대로 S등급은 175%, A등급은 125%, B등급은 85%를 받고 C등급은 전혀 받지 못한다. S등급과 B등급 간 수령액 차이는 직급에 따라 200만 원 안팎이다. 전체 직원 중 S등급을 받는 비율은 18%, A등급은 50%, B등급 30%, C등급 2%로 정해져 있다.

10여 년 넘게 지속돼 온 이 관행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임우진 광주서구청장이 지난 3월 말 직원들의 성과금을 지급한 후 노조 중심의 재분배 사실을 알아차리고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다. 임 구청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집행부에 직원들의 차등 지급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공직사회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고 느껴 이를 막았는데, 노조의 반발이 예상외로 크다”고 말했다. 임 구청장은 “내가 이를 가만두면 직무유기가 되기 때문에 주동자들을 징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노조 광주서구지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이미 받은 성과상여금을 자율적으로 배분하려는 것을 막으면 사유재산권 침해행위라는 것이 법률자문 결과”라고 주장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