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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의 시선이 오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점차 ‘코크토퍼스(Kochtopus)’로 향하고 있다.

코크토퍼스는 ‘코크(Koch)’와 ‘문어(Octopus)’의 합성어로, 보수층과 공화당의 돈줄인 석유재벌 찰스 코크(79)와 데이비드 코크(74) 형제가 조직한 네트워크 활동을 총칭하는 말이다. 정치계는 물론 의회와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코크 형제의 ‘문어발식’ 네트워크는 여러 차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발목을 잡았고, 공화당 후보들을 ‘복종’하게 만들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 선임보좌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미 코크 형제는 정당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코크 형제는 지난 1980년대부터 공화당에 전폭적 지원을 해 왔다. 지난 1월 코크 형제가 조직한 정치네트워크는 2016년 선거 기간에 약 9억 달러(약 9897억 원)를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사용했던 금액(4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2012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대선후보로 출마했을 때 공화당은 6억5700만 달러를 쓴 바 있다.

결국 오는 대선에서 코크 형제가 ‘사용’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공화당 전체 모금액보다도 많은 액수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두고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 규모 ‘쩐의 전쟁’” “억만장자에 의한, 억만장자를 위한, 억만장자의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코크 형제가 1조 원에 가까운 선거 자금을 풀겠다는 것은 공화당에 대한 ‘지원’ 정도가 아니라 후보자들을 ‘매수’하려는 것이라는 조롱 섞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크 형제는 2014년 포브스의 세계 부호 순위에서 각각 400억 달러의 자산으로 공동 6위에 오른 억만장자로, 석유기업인 코크인더스트리의 대주주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